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는 교회 내 집단감염이 아니라 외부에서 성도 간 개별 접촉에 의한 감염이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회 감염이 아니었음에도 수원중앙교회는 ‘n차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이 나서기도 전에 교회 폐쇄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수원시는 29일 긴급온라인브리핑을 열고 수원 92번부터 수원 98번까지 확진자 7명의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교인이 9000여명에 달하는 수원중앙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7명 중 수원중앙교회와 연관돼 있는 사람은 총 5명이다. 그 중 93번(60대 여성)·94번(30대 여성)과 97번(60대 여성) 확진자는 교회 성도다. 나머지 2명은 93번, 97번 확진자의 남편인 92번과 98번이다.
수원중앙교회는 지난 27일 전화로 비대면 심방을 하는 과정에서 성도의 가족 중 한 명이 기저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확진자는 수원중앙교회에 출입한 적이 없었지만 밀접 접촉자인 아내와 딸 등 가족은 최근에도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중앙교회는 성도의 가족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긴급회의를 열어 코로나19의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 내 모든 모임을 중단하고 예배와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또 교회 건물 전체를 2주간 자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92, 93번 확진자는 부부, 94번 확진자는 이들 부부의 딸이다.
28일 확진판정을 받은 97, 98번 확진자는 21일 93번 확진자와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93번과 접촉하기 전부터 부부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의심 증상이 나타났던 98번 확진자는 다음날 선별진료소까지 찾았지만 단순 감기 소견을 받았고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수원시 방역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원중앙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회에도 지난 17, 21, 24일 확진자 3명과 같은 시간 예배에 참석한 성도와 교회관계자 등 797명이 자가격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신 수동감시자로 지정했다. 수동감시는 자가격리와 능동감시보다 낮은 감시 수준이다. 발열이나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스스로 거주지 보건소로 연락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교회 관계자는 “방역당국에서 성도 출입과 예배시간 영상을 확인해 보니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정확하게 지켜준 만큼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