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글을 올릴 때마다 낙선운동에 자동으로 기부금을 쌓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됐다.
‘트윗으로 망해라’(Defeat by Tweet, DT)라는 이름의 이 앱에 가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 1개당 1센트(약 12원)에서 10센트(약 120원)까지 흑인 인권운동 단체 15곳에 전달된다. 이 단체들은 트럼프와 바이든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를 골라 낙선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미국 ABC뉴스는 27일(현지시간) 이런 모금 방식을 고안한 실리콘벨리의 기술전문가 잰더 슐츠를 인터뷰했다.
슐츠는 DT앱이 “트럼프의 행동을 직접 응징하는 방법”이라며 “혐오를 퍼뜨릴수록 스스로 재선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로워 8200만명에게 월 평균 900개 넘는 트윗을 쏟아내고 있다. 슐츠는 트럼프의 ‘폭풍트윗’으로부터 가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월 기부금은 최대 45달러로 제한했다”고 전했다.
만약 100만명이 트럼프의 트윗당 2센트(약 24원)을 기부하기로 하면, 트럼프는 스스로 월 1800만 달러(약 216억원)의 낙선자금을 후원하는 셈이다.
슐츠는 “흑인 인권운동이 소모적 진영논리에 갇혀 있는데 DT앱을 계기로 흑인 단체들이 자금을 지원받고 성장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트위터로 자업자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DT앱 개발에는 지난해 모멘텀 앱 개발자 닉 피츠도 참여했다. 모멘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마다 자선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최초의 서비스를 개발한 앱이다. 피츠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모은다면 정치와 차별에 대한 통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100만 달러 모금을 약속한 금융투자회사 갤럭시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이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DT앱이 인종차별적인 형사사법 개혁을 지원하는 가장 재미있는 방법이라는 판단이다.
DT앱 운영진들은 오는 11월까지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원)의 트럼프 낙선자금을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
슐츠는 “우리 목표는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쫓아내는 것 이상”이라며 “이번 앱 개발이 흑인 인권운동을 흑인 정치운동으로 응원하는 진지한 계기로 해석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