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A유치원의 원장이 불구속 입건됐다.
29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학부모 7명에게 고발당한 원장 B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B씨는 원생들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세를 보인 지난 12일을 전후로 음식 제공과 조리 도구 등을 부주의하게 관리해 원생들이 식중독을 앓게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원생들에게 제공한 간식 보존식 일부를 보관하지 않아 고의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씨는 “고의로 폐기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B씨는 지난 27일 저녁 학부모들에게 ‘경위보고 및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급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으로 보관을 했지만, 저의 부지로 방과후 제공되는 간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안산시 상록구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A유치원 관련 식중독 유증상자는 114명(지난 28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지난주 금요일 이후 12명이 늘었다. 이들 중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원생 1명이 추가돼 모두 58명이다.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환자도 주말 사이 1명 증가해 16명이 됐다. 추가된 환자는 한 원생의 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상이 위중한 원생 4명은 여전히 신장 투석을 하며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A유치원은 지난 12일 한 원생이 복통과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 뒤 나흘 만인 16일 집단 식중독을 의심한 병원의 신고가 보건소에 접수된 이후 열흘 넘게 환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원생 6명과 가족 74명 등 80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환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