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이 출구조사 결과 1위에 올랐다. 다만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결선 투표는 다음 달 12일이다.
AFP 통신은 현지시각으로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한 두다 대통령이 출구조사 결과 41.8%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이 30.4%의 득표율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폴란드 대선은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차 결선 투표는 오는 7월12일로 예정돼 있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7월 12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 두다 대통령과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이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출구조사 결과 두다 대통령이 11.4% 포인트 앞섰지만, 앞서 두 후보 간의 결선투표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이 7% 포인트 차로 두다 대통령을 따라붙었다.
폴란드 정치체제는 대통령제가 가미된 의원내각제로 다수당 출신의 총리가 실질적으로 국정운영을 맡는다. 5년 임기인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법안 거부권과 의회 해산권을 가진다. 두다 대통령은 우파 민족주의 성향인 집권 법과정의당(PiS)의 지원을 받아왔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 2015년 5월 실시한 선거에서도 접전을 거듭하며 결선 투표까지 치른 후 당선됐다. 당시 2차 투표에서 두다 대통령은 53%를 득표했다.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은 올해 야당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애초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으나 5월 10일 예정됐던 대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연기된 후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대선은 폴란드 집권세력이 사법부 장악 논란 등을 일으키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열려 주목을 받았다.
두다 대통령은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의 오랜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 서구 유럽 정도의 생활 수준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기도 했다.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은 포퓰리즘을 배격하면서 변화를 이끌겠다며 선거운동을 했다.
두다 대통령은 선거를 며칠 앞둔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폴란드에 미군 1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폴란드는 러시아 본토와의 완충 역할을 해온 벨라루스 공화국이 최근 러시아 연방과의 합병 협상에 나서자 안보 불안을 호소했다.
러시아에 분할점령을 당한 경험이 있는 폴란드 국민은 미국의 힘을 빌려서라도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지 언론은 두다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회동, 백악관 로즈가든에서의 공동 기자회견 등은 폴란드 대선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