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만에 뒤집힌 말라위 대선…재선거서 야당대표 승

입력 2020-06-28 20:15
말라위 대통령 재선거에서 승리한 야당 대표 라자루스 차퀘라(65)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부정선거 논란에 다시 실시된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의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대표 라자루스 차퀘라(65)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었다. 13개월 전 피터 무타리카(79) 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뒤집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라위 선거관리위원회는 차퀘라 당선자가 지난 23일 치러진 대선 재선거에서 58.57%의 투표를 확보해 무타리카 후보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인구 1800만 명의 말라위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차퀘라 당선자는 승리를 확정한 뒤 “내가 이긴 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승리다. 기쁨으로 끓어오른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말라위의회당 근거지인 수도 릴롱궤 거리에는 밤늦게까지 축제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말라위 대통령 재선거에서 패배한 피터 무타리카(79) 현 대통령. AP 연합뉴스

이번 말라위 대선 재선거는 아프리카의 사법부가 투표 부정에 도전하고,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을 제어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앞서 케냐에서도 2017년 사법부가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한 바 있다.

말라위 사법부는 지난 2월 무타리카 대통령이 3%포인트가량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5월 대선 결과와 관련해 ‘선거 부정’을 이유로 무효화하고 재실시를 지시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논란 끝에 연임했고, 수 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차퀘라 당선자는 공직에 입문하기 전 ‘말라위 하나님의 성회’ 회장을 지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번 재선거에서 폭력과 자신의 당 선거 감시원들에 대한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선관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