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세일’ 중 의무휴업 대형마트는 ‘울상’

입력 2020-06-28 17:10 수정 2020-06-28 17:50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시작일인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잠실점을 찾은 손님들이 쇼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떨어져가던 중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다시금 유통가에 활력을 가져왔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망라해 이뤄지는 대규모 할인·판촉 행사에 소비자들이 적극 동참하며 유통업계에도 옅은 미소가 번지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동행세일 이후 첫 주말이었던 26, 27일 양일간 유통업계 매출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행세일이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출발은 좋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시작된 2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시민들이 백화점 개점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롯데백화점의 경우 양일간 판매액이 전년 동요일(2019년 6월 28~29일) 대비 21% 증가하며 지난 1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최대 폭으로 신장했다. 특히 교외형 아울렛에는 주말 나들이 겸 면세 재고품 구매를 위해 많은 인파가 방문하면서 같은 기간 55%의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양일간 24.1%, 현대백화점은 12.6% 증가해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던 백화점들은 한시름을 놓았다.

전반적 판매 호조 가운데 명품 신장세가 두드러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해외명품이 93%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에서는 61.7%가 늘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 이용 수요가 백화점으로 이동한데다가 면세명품 행사까지 이어지면서 명품 매출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면세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국 8개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했던 롯데쇼핑은 프리오픈(Pre-open)을 포함해 27일까지 53억원의 명품이 판매돼 준비한 전체 물량의 60%가 소진됐다.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패션마켓' 개막식이 열린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26일 일제히 시작된 동행세일에 동참한 편의점과 이커머스 업체들도 세일 첫날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에서는 중소상공인 상품 위주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보니 탐색 후 소비가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첫날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동행세일을 진행하며 대대적인 할인을 예고했던 대형마트에서도 매출 신장 효과는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하루 일찍 동행세일을 시작해 25~27일간 매출이 전주 대비 7.2% 신장했다. 할인을 다양하게 진행했던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과일과 채소, 축산 상품군이 각각 6.4%, 3.3%, 13.6% 늘었다.

28일 오전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연합뉴스

하지만 매출의 상당수가 주말에 나오는 대형마트들은 동행세일 첫 주부터 의무휴업을 맞아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이다. 7월 12일까지 진행되는 동행세일 기간 대형마트는 이날을 포함해 7월 12일에도 한 번 더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둘째, 넷째주 일요일이 의무휴업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트 3사 평균 주말 매출이 점포당 3억~3억5000만원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 동행세일이 시작하자마자 첫 주말부터 강제로 휴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소비 진작을 위한 행사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