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작심 비난 발언을 거론하며 “침묵이 능사가 아니다. 이 끝을 모를 난타전의 피해자는 장관도, 총장도 아닌 코로나에 신음하는 국민들”이라고 28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여권 내부에서 일어나는 광경에 주목한다. 추 장관이 언론을 일갈하더니 이런 추 장관에게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응천 의원의 발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검사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 장관의 윤 총장 관련 언급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조 의원은 ‘추미애 장관님께’라는 제목으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추 장관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했다. 조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문제를 거론하며 “추 장관이 연일 총장을 거칠게 비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통합당 김 대변인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 의원의 입장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당연한 길, 야당도 힘을 보태고 싶은 이정표”라며 “그러나 사법체계를 흔드는 장관의 폭주를, 민주주의 위기를 이대로 지나치고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페이스북까지 동원해 말폭탄을 터뜨리는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임명권자인 대통령밖에 없음을 밝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7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의 언어 품격을 지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문제는 검언유착”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검언(검찰과 언론)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을 저격하고 있다”며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는 지난 25일 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윤 총장을 향해 날선 말을 쏟아낸 추 장관을 야권에서 문제 삼은 데 대한 반박성 글이었다. 추 장관은 당시 강연에서 “검찰총장이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윤 총장이)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