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으로 건물임대, 학생 안전은?” 갈등 커지는 성신여대

입력 2020-06-28 16:35
성신여대. 연합뉴스

성신여대가 캠퍼스 내 건물 일부에 대해 외부기관 임대를 추진하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재정난을 극복하고 외부기관과 협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여대 특성상 안전 문제가 우려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신여대는 2022년 강북구 미아동 운정그린캠퍼스 내 건물 2개 동 대부분 공간을 공공기관에 임대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했다고 지난 8일 공지했다.

현재까지 수립된 건물 활용방안에 따르면 일부 학과는 건물 임대에 따라 장소가 재배치되고 운정캠퍼스에 있던 유일한 도서관인 운정도서관도 이전된다. 대학 측은 건물 임대를 통해 만성적 재정난을 해결하고 입주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측이 총학생회에 제공한 답변서에 따르면 입주기관은 학생들을 위한 취업·창업 프로그램과 인턴 파견 등 협력사업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재정난 극복 외에도 협력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라며 “강의실 재배치는 MOU 체결 후 공공기관 운영 주체 및 학생들과 더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해서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임대사업으로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줄어들고 여대 특성상 외부인 출입에 따른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학교 측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운캠을_지키자’ 등의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등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일부 학과 학생들은 강의실을 이전하면 기존의 연습실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쓰기도 했다.

성신여대 2학년 류모(19)씨는 연합뉴스에 “기관이 입주하면 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많이 출입하게 되니 출입관리가 어려워진다”며 “음란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학교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한 남성이 동덕여대 캠퍼스에 들어가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고 사진을 찍어 온라인상에 올렸다가 검거된 바 있다. 숙명여대에서도 2019년 6월 가발과 치마 등으로 여장한 남성이 캠퍼스에 들어와 화장실 등을 드나들다 발각되는 일이 있었다.

성신여대는 지난해 약 16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자 폭은 5년간 증가해왔다. 학교 측은 현재 남은 적립금 568억 원이 2023년쯤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