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연일 ‘인국공 사태’를 때리며 청년일자리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통합당에 등을 돌린 청년층 지지를 회복하고 문재인정부 실정을 부각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사태 청와대 청원자가 25만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제 울타리를 치고 을과 을의 싸움, 청년들마저 내편 네편으로 갈라놓고 있다”며 “이해찬 대표가 ‘인국공’사태를 사소한 일이라고 했다가 다시 언론 탓으로 주워 담는 촌극을 빚었다. 이 ‘사소한 일’의 후폭풍은 김두관 의원을 통해 정점을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인생역전을 하고 누군가는 루저로 남아야 하는 절차적 불투명성에 그들은 분노했던 것”이라며 “청년 간에마저 혐오를 부추겨 갈등 속에 면피하는 정치기술 말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근원적인 일자리정책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또 “기득권으로 자녀를 승승장구하게 한 ‘아빠 찬스’ 조국 전 장관은 엄호했다”며 “대통령이 약속했던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은 정권의 안녕이 아닌 청년의 절규를 지금부터라도 듣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로또취업’이니 ‘불공정’이니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두고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며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에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요즘 대한민국은 김 의원님 젊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 일자리 절대 부족 시대”라며 “연봉 2300만원 9급 공무원 자리가 경쟁율 200대 1이 넘는다. 그 자리 들어가려고 몇 년씩 고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봉 3500 정규직이 나쁜 일자리라는 김 의원님 인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인국공 사태’를 놓고 여권에서 내놓는 메시지들이 오히려 청년층의 분노를 사자 통합당은 화력을 더욱 집중하고 있다. 청년층의 마음도 잡고 정부·여당의 실책도 비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목소리를 크게 냈고, 당 차원에서는 대변인이 나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서범수 의원 등 통합당 초선 의원들과 청년 비상대책위원들은 29일 오후 서울 노량진에서 인국공 사태 관련한 청년들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박근혜정부 등을 거치며 떠나버린 청년층을 끌어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2015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친한 청년수당에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박근혜정부는 당시 노년층을 대상으로 기초연금은 도입했지만 청년수당엔 인색한 모습으로 청년층 지지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청년이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는 청년층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