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승률만 7할’ 여름의 강자 키움 히어로즈

입력 2020-06-28 15:40
키움 히어로즈 타자 박병호(오른쪽 두 번째)와 이정후(오른쪽)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프로야구 정규리그 더블헤더 2차전으로 편성된 원정 3차전에서 역전을 자축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강력한 마운드와 살아난 강타선을 앞세워 ‘여름 대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돔구장을 사용하는 키움은 유독 여름만 되면 승률이 상승하는 팀이다. 올 시즌에도 6월 중 펼쳐진 23경기에서 승률 0.739를 기록하고 2위 경쟁을 두산 베어스와 2파전으로 압축했다. 타율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바람의 손자’ 이정후(22)와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돌아온 거포’ 박병호(34)는 키움의 여름 강세를 쌍끌이하고 있다.

키움은 28일 오후 5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 3차전을 펼친다. 이번 주에 펼친 ‘서울 6연전’에서 이미 4승을 확보한 만큼 6월을 7할대 승률로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은 앞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모두 이기고 8연승을 질주했다. 이 과정에서 2위 싸움의 경쟁자였던 LG를 2위에서 4위로 끌어내렸다.

키움은 팀 평균자책점 4.14점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가장 든든한 마운드로 무장하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지난 27일 KIA와 홈 2차전까지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1.42로 호투하며 키움의 마운드를 지탱한다. 63⅓이닝 동안 44피안타(2피홈런) 10볼넷 2사구를 허용한 요키시의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0.85로 10개 구단 중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타선의 지원사격이 들어갔다. 팀 타율은 높지 않지만, 중심타선의 타격감이 살아났다. 그 중심에 박병호가 있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만 해도 타율 1할대의 빈타에 시달렸다. 지난 23일 LG와 원정 1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치고 타격감을 완전하게 회복했다. 키움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에 도달하면서 거포 본능을 살려냈다. 박병호는 KBO리그 사상 23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타율은 0.227로 반등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은 정점에 도달했다. 중심타선에서 4·5번을 오가는 박병호·박동원(30)과 다르게 이정후는 3번 타순을 고정하고 공격의 포문을 열고 있다. 이 틈에 타율을 0.379로 끌어올려 리그 1위에 있다.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부친 이종범을 닮아 주루에도 능하지만, 올 시즌에는 장타력까지 장착했다. 지난 20일 SK 와이번스와 홈 2차전에서 쓰리런포로 시즌 7호 아치를 그려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경신했다. 여기에 박동원은 타율 3할 안팎을 꾸준하게 유지하며 화력을 보탠다.

본격적인 한여름 폭염에 휩싸일 7월부터 키움의 강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은 전신 넥센 시절인 2016년부터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한 뒤부터 7~8월 승률을 5할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7~8월 승률은 0.628까지 치솟았다.

돔구장은 태양의 직사광선을 가리고 냉방시설이 구비된 구조적 특성에 우천취소도 없어 더블헤더 및 월요일 경기를 편성할 필요가 없다. 홈팀에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키움의 앞선 4년간 여름 강세가 돔구장의 영향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키움이 지난해까지의 7~8월 승률을 유지하면 단독 선두 NC 다이노스에 작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