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주민들이 화진해수욕장 내 육군의 ‘공용화기사격 군사시설’ 이전·반환을 촉구하고 있다.
송라면발전협의회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982년부터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화진해수욕장 일부를 해양훈련장과 군 휴양소로 사용하고 있다.
화진해수욕장 52만1400여㎡ 중 약 60%를 군부대가 이용하고 있다. 나머지 포항시가 관리하는 부지는 해수욕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공용화기 사격훈련장은 병사가 없는 텅 빈 시설로 남아있다. 장군들이 사용하는 별장은 청소하는 부대원과 시설물을 지키는 소수의 병력만 근무하고 있다.
당초 목적인 사격훈련장보다 군 간부들이 휴가철에 가족과 함께 이용하는 휴양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주민들은 군 시설로 인해 40년 넘게 주변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수욕장 내 군 시설의 이전·반환 요구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군이 통제하던 백사장 일부의 사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송라면발전협의회 관계자는 “40년 넘게 삶의 터전을 잃고 갖은 어려움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심정으로 사격장 훈련에 협조하고 참아왔다”면서 “이제 2㎞에 가까운 높은 담장과 철조망을 걷어내고 지역주민들과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즉시 훈련장과 장군별장을 철거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전국 해안에서 군이 지키던 초소는 철조망을 걷어내고 해당 지자체와 지역주민들 품으로 돌려줘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면서 “현재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병력 한 사람도 소중한 마당에 장군별장을 지킨다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진해수욕장 일대는 1981년 관광지 개발지구로 지정됐으나 군부대 시설부지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1993년 지정이 취소됐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