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에 농촌까지 뚫렸다…플로리다 등 5개주, 하루 확진자 ‘최대’

입력 2020-06-28 09:06 수정 2020-06-28 15:31
미국 캔자스주 등 농촌지역, 확진자 2∼4배 늘어
경제정상화 서둘렀던 5개주는 하루 확진자 ‘최대’
미국 확진자 250만명… 사망자 12만5000명 넘어
파우치 “무증상자 많아 격리 전략 작동하지 않아”
“너무 일찍 코로나 승리 주장”… “다시 셧다운해야”

미국 텍사스주 코말강 인근 워터파크에서 튜브를 탄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텍사스주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재확산돼 술집 영업이 다시 금지됐다. AP뉴시스

미국 캔자스주와 아이다호주·오클라호마주 등 농촌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서둘러 경제 정상화에 나섰던 플로리다주·조지아주 등 5개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춤했던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에서는 셧다운(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다시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최소 12개주에선 경제 정상화 계획에 제동 걸렸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7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50만1244명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2만5435명에 달한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수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는 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의 4분의 1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AP통신은 미국 농촌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농업 지역인 캔자스주의 경우 6월 초까지 하루당 신규 확진자가 96명 선을 맴돌면서 코로나19가 통제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 26일엔 신규 확진자가 211명이 발생했다.

역시 농업 지역인 오클라호마주에서도 3주 전까지 하루 평균 81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나 최근에는 376명으로 늘었다. 아이다호주의 확진자 수도 40명에서 160명으로 네 배나 증가했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방독면과 학사모를 쓴 채 참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 지역인 아이다호주에선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AP뉴시스

또 AP통신은 텍사스주·플로리다주·캘리포니아주·미주리주·아칸소주의 농업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급증하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5개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규 확진자가 27일 하루 최고치를 기록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9585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판명됐다. 애리조나주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3591명이나 됐다. 네바다주(1099명)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1604명)·조지아주(1990명)에서도 하루 최고 확진자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찾아낸 뒤 격리하는 전략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무증상 환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카미 킴 사우스플로리다대 교수는 “플로리다주가 너무 일찍 코로나19에 대한 승리를 주장하면서 5월 초 제재 조치들을 풀었다”고 비판했다. 킴 교수는 “불행하게도 지역사회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서둘러 경제를 정상화하려고 했던 주 정부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텍사스주·플로리다주·메인주·애리조나주·네바다주 등 최소 12개주는 당초 계획했던 경제 정상화 조치를 중단하거나 규제를 풀었던 술집 등에 대해 영업 금지 조치를 다시 취했다.

텍사스 주 정부는 술집 영업을 다시 금지시켰고, 레스토랑 내부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플로리다주도 술집 영업을 금지시켰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로켓처럼 급증하는 텍사스주의 그레그 애벗 주지자와 플로리다주의 론 디샌티스 주시자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명령을 내리지 않고 시(市) 정부 결정에 맡겼다”면서 “이들은 도널트 드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라고 지적했다.

저명한 백신 전문가인 피터 호테즈 베일러대학 의과대학장은 로이터통신에 “더 공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