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사태는 20~30대 청년들의 취업난 이슈와 결합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두관 의원은 ‘안철수, 하태경, 오세훈 세 분께 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에서 “‘로또취업’이니 ‘불공정’이니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두고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전날 “정규직 전환을 한다면 기존 인력과 외부 취업준비생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라”고 하고, 하태경 의원 역시 “공정채용의 대원칙 하에 협력업체 이외에 청년·국민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라”고 한 것은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보안검색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새로 뽑자는 말과 같은 말이라고 해석했다.
김두관 의원은 같은 페이스북에서 “정확히 말해 이게 ‘정규직 신규채용’이지, 어떻게 ‘정규직 전환’이냐”면서 “세 분 모두 정규직 전환은 찬성하는 줄 알았는데 제가 잘못 알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3년 동안 땀 흘려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내보내고, 일반 취준생과 똑같이 경쟁해서 정규직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얼마나 좋은 대학을 나와야 터득할 수 있는 건지 매우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하 의원이 이번에 비정규직이 취준생의 자리를 빼앗는다며 “인국공 정규직은 토익 만점, 컴퓨터 활용 능력 1급 받고, 고시 수준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공부해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되는 자리”라고 했으나 그렇게 대단하다 생각하는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이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자기가 갈 자리도 아니면서 험한 일 하던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이냐”고 따졌다.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은 저를 ‘얼치기 좌파’라고 했다”면서 “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봉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는 것이 공정인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것이 공정인지 물었는데, 이거하고 좌파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보수정권이 만든 ‘비정규직의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그걸 고쳐나가느라 정신이 없다. 계속 나서면 ‘애들 밥그릇 뺏자고 주민투표까지 했던 사람이 이제 노동자 밥그릇까지 손대려고 한다’는 비판이 따라다닐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의원은 “비정규직 로또라구요?”라고 물은 뒤 공항 보안검색 같은 상시·안전업무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상식이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보안검색요원을 공무원 신분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보안청 소속으로 전환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관련 있는 안전 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로또’가 아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의원은 또 “사실을 호도하면 안된다”며 “공사 1900명 정규직 전환은 공사 취준생 일자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이들의 인건비를 새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용역비로 집행되던 돈을 인건비로 집행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김의원은 “공기업 취준생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해는 하나도 충돌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실시한 뒤, 공공기관 청년 채용은 오히려 9752명이 늘었다”고 팩트 체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