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연속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나라가 있다. 바로 보르네오섬 북부에 있는 브루나이다. 27일 브루나이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이후 이 나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브루나이는 경기도 절반 크기의 국가로 인구는 46만명 수준이다. 누적 확진자는 141명이며 사망자는 3명이다. 나머지 확진자 138명은 모두 회복해 퇴원했다.
이 나라에서는 지난 3월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모스크의 부흥 집회에 다녀온 53세 남성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브루나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신속하게 움직였다. 3월 15일 출국 금지, 23일 입국 금지를 발표해 국경을 봉쇄했다. 모든 이슬람 사원과 기도원은 일시 폐쇄했다.
확진자가 늘지 않자 지난달부터는 식당이나 카페 영업을 재개하되 발열 체크 등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이슬람 사원 방문자는 입장 전에 개인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도록 했다. 현재 브루나이 국민 46만명 중 87%(40만명)가 정부 보건앱(BruHealth)에 등록해 QR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브루나이의 이 같은 방역 성과는 이웃 나라들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8606명, 인도네시아는 5만1427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