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해 운영이 중단됐던 경기도 안산의 유치원이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달 1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집단 식중독 발병 유치원이 지난 25일 학부모들에게 오는 7월1일부터 유치원 문을 다시 연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는 식중독에 걸리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 피해 가족은 JTBC에 “정확한 원인도 나오지 않았는데 아이들을 다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건지 의문스럽고 또 동일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 보건소는 원인이 아직 유치원에 남았을 가능성이 여전한데도 다시 문을 열겠다는 유치원을 막지 않았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모두 자기 업무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교육청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예방 관리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 화상회의를 열고 공식 사과했다. 오석환 교육복지정책국장은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 다른 감염병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소 계셔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병원에서 힘들어 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예방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사과 발생 10일 만이어서 교육부의 대응이 뒤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유치원 원아 15명이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이자 햄버거병으로 잘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5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햄버거병에 걸리면 평생 투석 치료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해당 유치원 관련 식중독균 검사를 받은 인원은 295명이며 이 중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반응이 나온 인원은 49명이다. 양성자는 전날 43명에서 하루 사이 6명이 늘었다. 늘어난 6명 중 해당 유치원 원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은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현재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이 없어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전체 검사자 중 147명은 음성이 나왔고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증상자는 102명이며 이 중 23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해당 유치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궁중 떡볶이 등 보존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
유치원은 보존식 무단 폐기로 관계기관으로부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상태다. 보건 당국은 현재 역학조사를 통해 법정 감염병인 장 출혈성 대장균의 발병 원인을 분석하고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