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거’ 김도엽 “카이사 등장, 어느 정도는 예상했어”

입력 2020-06-27 00:49
라이엇 게임즈 제공

“솔직히 이렇게 빨리 승점을 쌓을 줄은 몰랐어요. 기세를 잘 탄 것 같아요.”

팀 다이나믹스의 주장 겸 서포터인 ‘구거’ 김도엽이 시즌 3승째를 수확한 소감을 밝혔다.

다이나믹스는 2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3승1패(세트득실 +5)를 기록해 단독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도엽은 팀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기세를 이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이나믹스는 내달 2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DRX와 맞붙는다. 다음은 김도엽과의 일문일답.

-한화생명전, 어떻게 준비해왔나.
“한화생명이 바텀에 힘을 집중할 걸 예상했다. 또 카이사를 쓰고 싶어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상대법을 준비해왔다.”

-카이사가 요즘 메타에서 선호되는 픽은 아닌데. 어떻게 예상했나.
“최근 한화생명 경기를 보면 소위 ‘원딜 3대장’으로 불리는 이즈리얼, 아펠리오스, 칼리스타를 밴하고 싶어 하는 거 같았다. ‘대세 픽’으로 불리는 챔피언을 줄이면 원하는 대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 같더라. 이를 예상하고 준비한 대로 임했다.”

-갈리오 서포터를 선보였다. ‘듀란드의 방패(W)’ 시전 중 ‘점멸’ 활용이 막힌 이후부터는 활용도가 크게 낮아진 픽 아닌가.
“미드라이너와 서포터 간 챔피언 스왑이 가능해 승강전 때부터 연습해왔다. 라인전이 약하지만, 이때만 잘 버텨낸다면 ‘빛의 망토’와 ‘여진’ 룬 효과로 재미를 볼 수 있다. 팀에 CC(군중제어기)를 보충해주고 탱커 역할도 해낸다는 느낌이다. 사용 시 결과가 항상 좋았다. 그래서 오늘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오늘 후반 운영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어떤 콜을 주고받았나.
“바텀 듀오끼리는 ‘굳이 무리하지 말자’라는 콜을 했다. 상대가 승부수 거는 걸 좋아하는 것 같더라. 바텀에서 상대가 원하는 대로 싸워주지 않으려 했다. 한화생명의 상체가 불안하고 합이 잘 안 맞으니, 상체 위주로 풀어나가고 바텀은 버티는 역할을 하려 했다.”

-지난 아프리카전이 유일한 패배 경기다. 이후 피드백을 통해 고친 점이 있다면.
“아펠리오스 대 이즈리얼 구도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이즈리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즈리얼을 고른 쪽은 잘해야 하고, 아펠리오스 쪽은 실수를 안 해야 한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집중력 부족으로 졌다고 생각했다.”

-아펠리오스 대 이즈리얼 구도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면.
“아펠리오스가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다. ‘화염포’ 타이밍에 초반 교전 발생 시 화력 차이가 심하게 난다. 이즈리얼이 ‘마나무네’와 ‘얼어붙은 건틀릿’의 2코어 아이템을 최대한 빠르게 갖추고, 그때부터 천천히 밀고 나가면서 이득을 봐야 한다. 만약 이때 이득을 못 보면 다시 아펠리오스가 더 강해지는 타이밍이 온다.”

-이즈리얼 대 아펠리오스 구도는 선수들도 해석이 다 다르더라.
“이즈리얼을 고른 팀은 이즈리얼한테 무게감이 많이 실린다. 이즈리얼이 죽지도 않아야 하고, 때리기도 잘 때려야 한다. 또 이즈리얼 쪽은 팀원들이 전부 잘해야 하는 반면 아펠리오스 쪽은 실수만 안 하면 이긴다고 본다.”

-다음 상대는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DRX다.
“현 시점에서는 DRX가 제일 잘하는 팀인 것 같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의 장점을 살려 잘 준비해오겠다. 밴픽이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 1세트라도 따야 우리 팀의 사기에 좋은 영향이 있지 않겠나.”

-굉장히 신중한 답변이다. 다이나믹스의 성적도 나쁘지 않은데.
“DRX는 T1, 젠지 같이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들을 다 이겼다. 우리 팀은 솔직히 초반 대진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DRX전이 올 시즌 처음 있는 강팀과의 대결이다. 이 경기가 우리의 잔여 시즌 청사진이 될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고 있어 우리 선수들도 놀라고 있다. 팬분들께서도 놀라심과 동시에 많이 응원해주고 계신 거로 안다. 이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호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