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한 청년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을 거절했다가 3000만원의 후원금을 받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한 청년에게 전국 각지에서 후원금이 쏟아졌다.
이 청년의 이름은 레닌 구티에레스로, 구티에레스는 지난 22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매장을 찾은 여성 손님의 주문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됐다.
당시 구티에레스의 대응에 화가 난 여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구티에레스의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건강진단서를 들고 가 경찰을 부를 것”이라고 불평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 달리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구티에레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녔다”며 그녀를 비난했고, “모두의 안전을 지켰다”며 구티에레스를 지지했다. 이 게시물은 4만7000여차례 공유돼 13만3000여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후 후원금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22일 매트 코완이라는 이름의 한 남성은 “갑질 고객에게 물러서지 않는 노력을 보인 직원을 위해 팁을 모아달라”며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러자 전국 각지에서 후원금이 쇄도했다.
모금 나흘째인 25일까지 2400명의 후원자로부터 2만7000달러(한화 약 3240만원)가 넘는 돈이 모이면서 벌써 목표 금액 5만 달러(한화 약 6000만 원)의 절반 이상이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뜻밖의 후원금을 받게 된 구티에레스는 감사를 전하며 “모두에게 마스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티에레스를 비난한 여성 손님은 “무지한 사기꾼들의 말은 신경 쓰지 않겠다”면서 “할 일 없는 ‘루저’들이 테러 조직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끝까지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 측은 “우리는 모든 고객이 매장에서 환대받기를 바란다”며 “방문 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마스크 착용을 전면 의무화한 바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6일 기준 캘리포니아주 코로나19 확진자는 20만1112명, 사망자는 5806명으로, 뉴욕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