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른바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힌 문제인데 갈등을 조정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국공 문제는 정규직·비정규직·취준생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계층의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사안이다. 더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인천공항국제공사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자체는 부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은 부족했다”며 “잘 다독거리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또 페이스북 글에 “좌절한 계층의 분노에 편승해 그저 정부를 때리는 소재로 활용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포퓰리즘은 당파의 이익에는 도움 될지 모르나, 사회 전체로는 불필요한 코스트를 발생시킨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 문장에 대해 “포퓰리즘이 들어가기 참 좋은 소재다. 사람들이 화가 나서 20만명이 청원하고 그러는데 거기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멀리 보게 되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단기적 시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판하는 사람들은 취준생들이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다. 그걸 잘 다독거리면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그들을 설득해내야 한다. 거길 올라타서 같이 욕하면 뭐가 달라지나”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정부를 때리는 소재로 활용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경고지 누가 그렇게 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를 보니까 (정규직 전환을) 막 씹더라. 네티즌들, 주로 보수쪽 사람들이 공격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20·30세대가 충분히 분노할 만하다고는 했다. 진 전 교수는 “산업화 세대는 아파트도 주고 일자리도 줬다. 하지만 민주화 세대는 줄 게 없다. 그래서 20·30세대는 국가한테 기대하는 게 없다”며 “내가 노력할 테니 게임 규칙이나 공정하게 해달라는 거다. 거기서 패배하면 인정을 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저쪽은 공짜로 정규직이 된 것처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 “언론에서는 각각의 이해당사자들이 판단을 내릴 때 참조해야 할 정확한 팩트들을 제시해줘야 한다”고도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 문장에 대해 “정부에서 해명한 사실은 충분하게 반영해야 한다. 분노하는 바탕에 부정확한 정보가 있다”며 “분노가 올바르게 표현될 수 있게 해줘야지, 그릇된 분노를 갖게 하면 방향을 잃어버린다. 독자가 판단에 필요한 팩트를 챙겨주는 게 언론의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