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찍지 마세요, 제발” 정치인아빠 낙선운동하는 딸

입력 2020-06-26 18:38
공화당 소속 미시간주 연방하원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로버트 리건(오른쪽)과 아버지 낙선 운동을 벌이는 딸 스테퍼니 리건(왼쪽). SNS 캡처

“미시간주에 사는 18세 이상 유권자들은 제발 우리 아빠를 뽑지 마세요.”

미국 미시간주에서 공화당의 연방하원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한 정치인의 딸이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간주 73번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경선에 도전한 로버트 리건 후보의 딸 스테퍼니 리건은 전날 트위터에 이같은 글을 올린 뒤 지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 글을 퍼뜨려주기를 부탁했다.

스테퍼니 리건이 트위터에 올린 글. "미시건 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권자들은 부디 공화당 소속인 우리 아빠에게 표를 주지 마세요. 모두에게 알려주세요." 트위터 캡처

스테퍼니는 다음날 또 트윗을 올려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아버지 얘기 맞다”면서 “아버지의 신념에 대해 더 얘기하기는 부담스러우니, 여러분이 검색해서 읽어봐 달라”고 요청했다.

스테퍼니가 올린 글은 이틀 동안 좋아요 17만8000여회를 받으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딸의 온라인 낙선 운동에 아버지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아버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 관계가 돈독해서 행복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주의, 백인 특권,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등의 사안을 두고 평소 딸과 견해차가 있었다며 딸의 공개 트윗이 놀랄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딸은 미국의 구조적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그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딸이 진보 성향 대학인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에 다닌다며 “여기 학생들은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흑인 공동체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스테퍼니가 트윗을 올린 이후로는 아직 한번도 대화하지 않았으나 “딸이 자신의 견해를 표현한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재차 말했다.

리건은 공화당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3명 중 한명으로, 영어를 미시간주 공식 언어로 지정하고 이민과 낙태를 제한하자는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