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한뼘도 침탈 불허’ 발언, 北만 감안한 것 아냐”

입력 2020-06-26 15:43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포괄적 안보 개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만을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북한을 향한 것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누구라도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했다’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해 “‘누구라도’와 ‘전방위적’이라는 표현은 포괄적 안보 개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 메시지에 해당하는 안보의 대상을) 특정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문 대통령은 중장 진급자 16명의 삼정검에 수치를 수여하면서 “오늘날의 안보 개념은 군사적 위협 외에 감염병이나 테러, 재해 재난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25 기념식 연설에 대해 “문 대통령이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포괄적 안보개념으로 변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과 맥락이 같은 연설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등을 특정해서 한 연설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또 전날 70년만에 고국으로 귀환한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 중 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통해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 7명의 영웅들을 언급하며 유전자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곱 분의 영웅들의 가족분들은 유해를 찾은 것을 기적처럼 여기면서 국가에 감사를 표했는데, 그 출발은 가족분들이 제공한 유전자였다”라며 문 대통령이 오히려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가능하며, 전국 보건소나 군병원에서 신청을 하거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해도 가능하다. 전화나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유전자 채취키트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청와대 측은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가 저녁 시간대에 개최된 이유에 대해서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군 수송기로 유해가 봉환돼 왔기 때문에 일단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장소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날씨 탓에 행사 시간도 저녁으로 잡았다. 당초 공군 활주로에서 행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야외에서 행사를 할 경우 더운 날씨가 고령의 참석자와 참전용사들에게 무리였다. 아울러 비가 내리는 날씨를 고려해 격납고에서 일몰 후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6·25전쟁 행사 최초로 일몰 시간에 개최됐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이번 행사의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6·25참전유공자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등 관련 보훈단체에 사전 설명했고, 의견 청취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