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1902명 직고용 논란과 관련해 “좌절한 계층의 분노에 편승해 그저 정부를 때리는 소재로 활용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인국공 문제는 정규직, 비정규직, 취준생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계층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사안”이라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보인다”라고 적었다.
이어 “상황 자체에 대한 오해도 있고 서로에 대한 오해도 있다”면서 “좌절한 계층의 분노에 편승해 그저 정부를 때리는 소재로 활용할 사안이 아니다. 포퓰리즘은 당파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사회 전체로는 불필요한 코스트(비용)를 발생시킨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언론이 각각의 이해당사자들이 판단을 내릴 때 참조해야 할 정확한 팩트들을 제시해 줘야 하고, 야당에서는 정부의 방안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좋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것이 최고의 비판”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인국공은 지난 22일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꿔 공사가 직접 고용(직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 측은 “공사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발표함에 따라 공사 직원들과 취준생들에게 큰 박탈감을 줬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정규직 전환을 규탄하는 집회도 개최했다.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되레 취업준비생들의 ‘역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여러 방송 인터뷰에 직접 나서 “비정규직 보안검색직원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취업준비생들의 정규직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