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25전쟁 70주년인 2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한국전쟁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20분쯤 백악관 인근 한국전기념공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미리 준비돼 있던 화환 앞에 선 뒤 두 손을 모으고 잠시 묵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화환으로 가까이 꽃송이를 만지며 엄숙한 표정으로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고는 뒤로 조금 물러나 거수경례로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예를 표했다. 진혼곡 ‘탭스’의 트럼펫 연주가 울려 퍼지자 동참한 고령의 참전용사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수혁 주미대사 내외와 로버트 윌키 보훈부 장관이 서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겨 잠시 환담했다. 이 대사는 추후 취재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표하고 우려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평화가 유지되도록 노력을 계속 해달라는 요청에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는 메시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 옆에 줄지어 앉은 참전용사들과 하나씩 인사를 나누고 대화했다. 각각의 참전용사에게 거수경례로 예를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공원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기도 했다. 이곳에는 19개의 미군 참전용사 조각상을 비롯해 참전용사들의 얼굴을 새긴 벽이 서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경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한국전기념비 방문은 6·25 전쟁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표하는 한편 6·25로 시작된 한미동맹의 가치와 위상을 재확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재선시 보수층의 표심에 호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들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10주년 단위 기념일에 이곳을 찾은 바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전 60주년인 2013년 7월 27일 기념식에 참석하고 헌화 및 기념연설을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정전 50년과 한국전쟁 발발 50년을 맞아 기념비를 방문하거나 연설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