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쓰러진 SK 와이번스 염경엽(52) 감독이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선수들에게는 일절 내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염경엽 감독은 지난 24일 오후 고참 선수 11명을 따로 불러 회식을 제안했다. 최근 6연패를 기록해 팀 분위기가 침체했으니 ‘힘내라’는 의미로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염 감독은 인천 시내 한 고깃집에서 선수들에게 소고기를 구워주며 “포기하지 말자”고 독려했다고 한다. 해당 자리에 참석했던 선발 투수 문승원은 “감독님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선수들을 대해주셨다”고 매체에 전했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염경엽 감독은 극한 상황에 몰려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한다.
염경엽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 홈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문승원은 경기 후 “감독님이 경기 중 쓰러지셔서 매우 놀랐다”며 “그렇게 힘드신 상황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2차전에선 승리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며 “다른 선수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SK 선수들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6대 14로 대패했지만, 2차전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참들의 활약 속에 7대 0 승리를 거두고 8연패 사슬을 끊었다. 문승원은 “감독님이 의식을 찾으셨다는 말을 경기 후에야 전해 들었다”며 “빨리 쾌차하시길 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