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또 비상 “나폴리 49명 집단감염, 軍 이동통제”

입력 2020-06-26 04:18
25일(현지시간) 나폴리 인근 '레드존' 지역을 통제하는 군인. ANSA 통신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었던 이탈리아에서 또 집단 발병 사례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 방역 당국은 나폴리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몬드라고네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당국은 이 지역을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주민 700여명에 대해 외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동 통제를 위해 중앙정부 승인 아래 군 병력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주로 농장에서 일하는 불가리아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동네에서는 최근 49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자를 포함해 확진자 대다수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거주지를 벗어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행방불명인 이들은 불가리아 출신 불법 체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레드존 지정 직후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으나 일부 불가리아인이 이동 통제에 반발해 거주지를 무단으로 이탈하려 하자 중앙정부 허가를 받아 수백명 규모의 군 병력을 배치했다.

이밖에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 볼로냐의 한 대형 배송업체 물류센터 직원 44명도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배송업체는 곧바로 물류센터를 폐쇄했으나 배송 업무는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중순 수도 로마의 한 병원에서 100여명의 확진자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돼 방역 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24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새 19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으로 23만941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30명 증가한 3만4644명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