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매립장 유치 반대 말라” 연천군 주민들 군 의원에 항의

입력 2020-06-25 19:47
경기도 연천군 고능·양원리 주민들이 25일 연천군의 한 음식점에서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군 의원들이 탑승하는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독자 제공

경기 연천군의 고능·양원리 주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업장폐기물매립장을 마을에 유치를 원하고 있는 가운데 연천군의회가 이를 막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25일 고능·양원리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쯤 연천군의 한 음식점에서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군 의원들을 주민들이 기습적으로 막아섰다.

주민들은 임재석 연천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차량에 오르려는 것을 막아서면서 “의장이나 의원들이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일을 해야지 (사업장폐기물매립장 유치)반대서명 연판장을 돌리는 것은 의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고 항의했다. 이들의 항의는 30여분간 이어졌고 임 의장이 다음 달 2일 주민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자 소란은 멈췄다.

주민들은 지난19일 한강유역환경청이 연천군에 매립장적합통보를 하자 임 의장 등 일부 의원이 매립장에 반대하기 위한 연판장을 주민자치위원회나 노인지회 등 단체들을 방문해 돌리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김건원 양원리 마을발전위원장은 “군의회가 나서서 반대서명을 받아내는 것은 법적인 판단으로 공정하게 처리해야할 집행부나 김광철 연천군수를 압박해 행정소송을 이끌어내자는 뜻”이라며 “반대서명을 받아 군에 제출하면 반대를 핑계로 소송을 진행하며 시간을 끌어 모두 힘들게 만들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민을 의견을 듣고 중립적으로 일을해야 하는 의원들이 자신의 입맛대로 주민들을 부추기는 행위를 하고 있다. 마을 주민 90%이상이 찬성하는 일이면 의원들이 나서서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당초 골프장으로 운영된 매립장 부지는 지난 10여년간 버려져 있었는데 그동안 의원들은 신경이나 썼는가. 이번 사업이 무산되면 고능·양원리 마을 주민들만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앞선 지난 4일 연천군의회 제256회 제1차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서희정 군의원은 고능·양원리 사업장폐기물매립장과 관련해 집행부가 막아주기 바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서 의원은 “연천군에서 배출되는 사업장폐기물은 전국배출량의 0.18%로 다른 지역에서 사업소득과 세수이익편익 등을 다 누리고 그 폐기물 처리를 우리 군에서 하게하려는 것은 환경정의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집행부에서 이것을 막아주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이어 “연천군은 어떻게든 호미로 막아낼 수 있을 때 과장, 군수, 의회, 주민과 힘을 합해서 막아냈으면 좋겠다”며 “정말 우리가 이걸 막아낼 의사가 있다면... 우리 의회에다가 반대결의문 좀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듯이 지방자치단체장께도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건원 양원리 마을발전위원장은 “군과 군의회는 반대가 아닌 주민과 힘을 합쳐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협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매립장이 정말 위해한 시설인지, 국가나 지역의 이익인 공공성과는 상관없이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사익만을 추구하는 사업인지 군과 군의회는 백지상태에서 점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서울은 연천군 전곡읍 고능리 102번지 일대와 양원리 인근의 골프장 부지 총 22만7818m² 중 4만9493m²에 사업장폐기물매립장을 건설해 6년여간 운영하는 내용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