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오물 가득한 차 안에 방치된 강아지

입력 2020-06-25 17:58 수정 2020-06-25 18:25
차 안에 방치돼 오물을 뒤집어쓴 강아지. 이하 글쓴이 사진 제공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구조하려고 합니다.”

25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부산 차 안에 방치된 강아지를 오늘 구조하려 합니다”는 글과 함께 오물을 뒤집어쓴 강아지의 모습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견주를 만나 아이(강아지)를 구조하려고 한다”며 “1년을 오물 가득한 차 안에서 더울 땐 더운 데로 추울 땐 추운 데로 역겨운 냄새가 가득한 차에 방치된 강아지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오늘 만약 이 아이를 구조해도 당장 갈 곳이 없다”며 “방치·학대당한 아이의 정보와 입양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곧장 글쓴이와 연락을 취해 사연을 들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강아지가 1년 동안 차 안에 갇혀 지냈다. 운전석을 제외한 차 안에는 온갖 쓰레기더미로 가득 찼고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물이나 사료는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속에서 오물을 뒤집어쓴 강아지는 꺼내 달라는 듯이 짖기를 반복했다.

강아지가 쓰레기더미 속에서 계속 짖고 있다.

밤에도 계속 갇혀 있는 강아지.

강아지가 24시간 내내 차 안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 견주는 오전 10시쯤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가 오후 1시쯤 다시 차 안에 가뒀다. 하지만 쓰레기 속에서 강아지를 방치한 것은 동물 학대라고 글쓴이는 주장했다. 또한, 이런 만행이 별다른 조치 없이 1년 동안 이어진 것을 지적했다.

아파트 주민들의 신고와 민원은 빗발치듯 나왔다. 하지만 경찰의 현장 출동에도 특별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견주가 동행하지 않고서는 강아지를 차에서 꺼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몰려와 항의할 때면 견주는 차 위치를 조금씩 바꿀 뿐이었다.

글쓴이는 오늘 꼭 견주와 만나 강아지를 구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아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입양처를 구하지 못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글쓴이는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