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지역 휩쓰는 최악의 홍수…‘싼샤댐 붕괴된다’ 루머도

입력 2020-06-25 17:47
중국 남부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물에 잠긴 아파트단지.웨이보 캡처

중국 남부 지역에서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해 8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3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 댐의 수위가 홍수 통제 수위를 한때 2m 넘어서자 붕괴할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민심도 흉흉해지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광둥성과 구이저우성, 광시좡족자치구 등 중국 남부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지난 15일까지 850만 명에 달하는 수재민이 발생했다.

또 7300여 채의 가옥이 무너지고, 13만8000여 채의 가옥이 훼손됐다. 홍수로 인한 피해액은 200억 위안(약 3조4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구이저우와 창장(長江·양쯔강) 중하류 지역에는 이번 주말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이달 말에도 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창장의 지류인 주장(珠江) 등의 수위가 크게 높아지면서 남서부 제조·상업 중심지인 충칭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충칭을 가로지르는 강의 수위가 205m에 달해 위험 수위를 5m나 넘어서며 8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로 기록됐다. 충칭 외곽의 치장구 주민 10만명 이상이 이미 대피했다.

후베이성 이창시에 있는 싼샤댐이 무너질 수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싼샤댐의 수위는 지난 20일 147m까지 올라가 홍수통제수위를 2m나 넘어섰고, 초당 물 유입량은 19일 2만500㎥에서 하룻만에 2만6500㎥로 치솟았다.
중국 싼샤댐.웨이보캡처

여기에 국건축과학연구원 황샤오쿤 연구원 명의의 ‘마지막으로 한번 말한다. 이창 아래 지역은 달아나라’는 글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싼샤댐 붕괴 소문이 확산됐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자신의 글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994년 착공해 15년 만인 2009년에 완공된 싼샤댐 세계 수력발전소 중 발전량 1위를 자랑하지만, 붕괴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싼샤댐이 아래쪽으로 밀려나 굴곡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싼샤 댐은 100만 년 만의 최대 홍수로 수위가 175m로 올라가고, 초당 물 유입량 7만㎥로 늘어도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환경운동가인 류준옌은 “홍수는 올해 초에도 중국 남동부 지역에 닥쳤고 더욱 강력했다”며 “대도시와 달리 시골 지역은 기반시설 구축과 정부 정책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난한 지역이 재난으로 더 큰 고통을 겪고 회복도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