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내 말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입력 2020-06-25 17:57 수정 2020-06-25 17:59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슬기로운 의원생활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신’을 강력 성토했다.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자신의 지시를 사실상 묵살한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25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과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청법에는 장관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를 검찰총장에게 할 수 있다”며 “지휘했으면 따라야 했다”고 비판했다. 또 “(윤 총장이)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대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아침에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해야겠구나'고 결심했다”며 “이후 회의를 소집해 '재지시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추장관은 또 “이런 지시를 하니까 ‘장관이 엄청 화가 나서 재지시를 내리겠다’고 직원이 잘 알아듣고 검찰에 전했다”며 “재지시는 검찰사에 남는 치명적 모욕이지만 그날은 재지시로 압박하며 수습돼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