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긍정하는 여권 인사들의 발언이 나오고 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일자리 정상화가 필요한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 의원은 이 글에서 “공기업 취업 준비생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 자신의 자리를 가로채 간다고 성토한다. 정규직 전환으로 연봉이 5000만원대로 오른다는 가짜뉴스가 언론을 통해 유포되면서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며 “야당 일각도 ‘로또 정규직’이라며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 결국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죄악시되고 말았다”며 운을 뗐다.
그럼에도 고 의원은 ‘일자리 정상화’를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비롯됐으므로 타당하다는 취지다.
고 의원은 “공기업 입사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온갖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왜곡된 현실’에서 출발한다”며 “우리 사회는 IMF를 거치면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정규직의 빈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웠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해도 임금과 처우가 다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까지 비정규직이 떠맡는 사회가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일터에서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장그래와 구의역 김군에게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 방향은 분명하다. ‘일자리 정상화’다. 능력과 의지가 있는 누구에게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글을 맺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보안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정규직 전환은 기존에 상시지속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의 고용 형태만 바뀔 뿐이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거나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초에 인천공항공사 일반직과는 직군이 다르고 임금 조건도 다르다. 일반직 신규채용에 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심 대표는 20·30세대가 분노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정규직 전환 논란) 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청년의 분노는 취업 자체가 어렵고 민간영역에서는 정규직 전환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공공부문으로 한정되지 않고 민간부문에서도 고용이 안정된 좋은 일자리들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와 함께 정의당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일부 정치권에서조차 가짜뉴스에 기반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비정규직 차별과 눈물을 외면하는 행태다.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며 “더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가짜뉴스나 오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와 공사가 나서 갈등을 해소하는 데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국공 사태’ 논란에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이날 당 비공개회의에서 “인국공 논란은 청년 일자리 뺏는 것과는 상관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진땀을 빼기도 했다.
윤 의원 측은 출입기자단에 “정규직화가 청년, 취준생 자리를 뺏는다는 프레임은 오해 여지가 있으니 사실관계를 알리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며 “20대 젊은이들이 분노를 보이고 있으니, 분노의 핵심이 사실관계 오해인지 취업난에 대한 고민인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