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풍자그림 518점 광주 도심에서 트럭 행진

입력 2020-06-25 16:09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하고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그림 518점을 실은 대규모 차량 행진이 광주 도심 일대에서 펼쳐진다.

5·18 제40주년문화예술제추진위원회는 “오는 27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전두환 풍자 그림’ 518점을 실은 트럭이 그날의 희생자들이 안정된 광주 북구 망월묘지공원(구 망월묘역)을 출발해 최후의 항전지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까지 10여㎞ 구간에서 시가행진을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행진은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 16개 민족예술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전씨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높이 3m, 길이 7m)을 실은 5t 트럭을 선두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회 소속 농민들의 트럭 518대가 뒤따른다.

5·18 책임자 처벌과 역사 왜곡 처벌법 제정의 염원을 담은 그림은 ‘5·18자료사진’은 물론 ‘골목길 담화’ ‘국회청문회’ 등에서 각인된 전두환 전 대통령 특유의 굳은 표정을 각자의 시각에서 신랄하게 풍자한 것이다. 전국 각지 작가와 시민, 청소년 등 398명이 직접 그렸다.

추진위는 행사 직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5·18 40주년을 기념하는 ‘저항의 밤 문화제’를 개최한다.

추진위는 당초 지난달 5·18 기념주간에 열 예정이던 이 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감안해 연기했다. 그러다가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를 이끈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굴복해 대통령 직선제를 선언한 ‘6·29선언’ 발표일에 맞춰 행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량행진이 진행되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예술만장전’이 열린다.

민주화의 초석이 된 ‘광주정신’과 ‘대동세상’을 주제로 제작한 만장들은 전국에서 51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제작했다. 만장들은 행사를 마친 뒤 해외 50여개 5·18행사위원회에 보낸다.

광주경찰청은 차량행진 행사의 지원을 위해 주요 교차로 등에 교통경찰 101명과 순찰차·오토바이 14대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추진위 관계자는 “518개의 전씨 표정을 담은 풍자그림의 트럭행진은 5·18역사왜곡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힘으로 그를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