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선박까지 감염된 이유… 러 선원 무단 하선해 활보

입력 2020-06-25 15:58 수정 2020-06-25 16:26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이 무단으로 하선해 다른 러시아 선박 선원과 접촉했지만 항만 보안 기관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16명의 선원 확진자가 나온 ‘아이스 스트림호’ 선원은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뒤 무단으로 하선해 ‘아이스 크리스탈호’ 선원을 접촉했다. 두 선박은 같은 선사 소속으로, 서로 인접해서 정박해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 아이스 크리스탈호 선원 1명도 확진 판정이 나와 총 확진자는 17명이 됐다.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려면 상륙허가서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선박 이동 시 세관 승인도 추가로 필요하지만 해당 선원들은 관련 허가를 전혀 받지 않은 상태였다.

부산항 보안을 담당하는 ‘부산항보안공사’는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아이스 스트림호는 부산 감천항에 입항하기 전 검역소에 코로나19 유증상자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선박에는 고열환자가 3명이나 있었다.

또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다며 ‘서류 심사’인 전자 검역만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아이스 스트림호 관련 코로나19 확진자와 항만 내에서 접촉한 사람 163명 가운데 15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11명은 검사 중이다.

두 러시아 선박 선원 42명 중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17명은 부산의료원에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은 나머지 25명은 선내에 격리 중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