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썽’ 고노 방위상, 눈물로 이지스 어쇼어 포기 발표

입력 2020-06-25 15:58
트위터 캡처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며 추진한 지상 배치형 미사일 방어체계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완전히 포기했다. 사업 중단을 발표한 지 열흘만으로 고노 다로 방위상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산케이신문·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고노 방위상은 이날 오전 자민당 안전보장 관련 회의에 참석해 “(전날) 국가안전보장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야마구치현과 아키타현에 배치하기로 한 이지스 어쇼어의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동중국해 정세를 고려해 이지스함을 탄도미사일 방위에만 대응하는 것도 결코 안전보장 정책상 득책(得策)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며 국가 안보 전략을 재검토할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지난 1월 13일 미국 하와이에서 지상 배치형 미사일 방어 체계인 미국의 ‘이지스 어쇼어’를 둘러본 뒤 인터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는 이어 참석한 자민당 의원에게 “지금까지 대단한 노력을 해 주었지만, 이러한 사태가 되어 깊게 사과한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해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이지스 어쇼어 배치에 반대해왔던 야당 후보에게 진 자민당의 나카이즈미 마츠시를 언급하며 “정말로 돌이킬 수 없다. 죄송하다. 개인적으로도 백업을 하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사죄하기도 했다.

이지스 어쇼어는 날아오는 미사일 움직임을 레이더로 포착해 요격하는 ‘일본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이지스 시스템의 육상형 모델이다. 고성능 레이더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인 SM3의 발사 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12월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결정하고, 아키타현의 아라야 연습장과 일본 남서쪽 야마구치(山口)현의 육상자위대 무쓰미 연습장 등 2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배치에 속도를 내왔다.

하지만 정밀 분석 결과 요격 미사일을 발사한 뒤 부스터가 연습장(기지) 안이 아닌 민가 등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확인돼 사업을 중단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