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천년을 상징하는 ‘전라감영’이 70년 만에 옛 위용을 드러냈다.
25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3년에 걸친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공사(터 1만6117㎡)가 최근 마무리돼 웅장한 자태가 조만간 일반에 공개된다.
전라감사의 집무실이었던 선화당(宣化堂)을 비롯해 내아, 내아행랑, 관풍각, 연신당 등 주요 건물이 옛 자리에 우뚝 섰다. 또 측우대와 가석, 폐석 등 조경 시설물 설치와 조경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더불어 내삼문과 외행랑, 담장 일부와 우물 복원, 다가공원에 자리한 전라감사 선정비 이전 등 공사도 끝났다. 관람객의 안전한 동선 확보를 위한 인도시설 일부 공정만 남겨두고 있다.
선화당 내부는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해 구한말 미국 공사대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 중위의 사진 자료대로 재현했다.
전주시는 오는 8월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준공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잠정 연기됐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까지 통할하던 관청이었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이곳에서 집강소(執綱所) 설치를 위한 전주화약을 맺었다. 농민군 총대장 전봉준은 집강소를 총괄하기 위하여 선화당에 대도소(大都所)를 설치했다.
이후 1951년 한국전쟁때 경찰서 무기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건물들이 불에 타 사라졌다.
전주시는 2015년 옛 전북도청사 건물을 철거한뒤 2017년 11월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시는 복원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라감영 복원 건물의 실시설계 안에 대해 건축전문가 등과 꾸준한 논의를 거쳤다. 옛 도청사 건물 철거 이후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유구(건물의 자취)의 흔적, 각종 지도와 문헌의 기록과 일치 여부를 확인하면서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원형을 찾기 위해 주력했다.
이번에 복원된 감영은 동쪽 부분이다. 서쪽은 우선 공원으로 조성하고 향후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전라감영 복원이 단순한 건축물 복원이 아닌 전라감영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문화를 살려내고 전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복원된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옛 도심이 문화·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은 물론 한옥마을과 전주 풍패지관(객사)을 비롯한 구도심 일대를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전라감영 조성사업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