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 장애인 나가라” 어느 아파트에 붙은 벽보

입력 2020-06-25 13:56
JTBC 뉴스 캡처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장애인 세대는 나가라는 벽보가 붙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동구 신천동 A아파트의 현관 출입문에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전부 철수하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다.

장애인 세대가 사는 현관문에는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하고 다 데리고 가라고 하세요”라며 구청에 ‘장애인 세대 때문에 소음이 심하다’는 민원을 넣으라는 벽보가 붙었다.

벽보를 붙인 건 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A씨다.

동구청 등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맞은편 아파트가 재건축 승인에 들어가니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에 포함하거나 맞은편 아파트의 재개발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입주민들에게 돌렸다.

그런데 장애인 가구가 이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자 벽보를 붙였다.

이 아파트엔 대구 동구청과 장애인 단체가 발달장애인 자립주택 사업으로 사들인 3채의 집이 있다.

그런데 이 중 2채의 집은 동구청과 장애인단체가 소유하고 있어 입주한 장애인이 재건축 추진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 측은 입주자 대표가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가 된 벽보는 19일까지 붙어 있다가 현재 제거된 상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