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삐라를 보고 탈출을 결심한다”는 대북전단 살포단체 주장에 대한 탈북민의 반박이 나왔다. 실제로 삐라 근처에 다가갈 수 없기 때문에 선전효과가 있을 수가 없다는 취지다.
자신을 황해남도에서 살았던 북한군 중대장 출신이라고 밝힌 탈북민 A씨는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산이나 논에 대북전단이 군데군데 떨어진 걸 흔히 볼 수 있었다”며 “임차수거(열댓명 되는 청년들이 삐라를 집게로 비닐봉지에 담아 수거하는 것)를 못하면 그 자리에 그냥 놓여 있거나 바람 방향을 따라서 오다가 터지는 것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어떤 삐라를 봤는지 말해줄 수 있나’는 질문에 “삐라가 떨어지면 지역주민들은 보안원에게 알리게 돼 있다. 삐라를 쥐는 순간 정치범으로 숙청대에 간다고 교육을 한다. 주울 때는 아무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삐라에) 약품 처리가 돼 있기 때문에 3년이 지나면 손이 썩어서 떨어진다는 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집어볼 수는 있지만 드러내놓고는 절대 볼 수 없다. 그 근처에 갔다는 자체로 보위부는 정치범 딱지를 붙인다”며 “대북전단을 선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많은 주민이 삐라를 보고 탈북을 결심한다”는 대북전단 살포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삐라를 보고 탈북했다는 사람이 10명 중에 1명은 되겠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접경지역 넘어 더 위쪽 지방까지 삐라가 도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바람 방향을 따라 뿌려도 황해남도·강원도·개성 등 딱 국경선까지밖에 못 간다”며 “북한은 산이 많은 지역일뿐더러 산이 점점 높아진다. 대북전단은 절대 몇십, 몇백 ㎞를 날아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대북전단 살포단체에 돈을 주는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했다. 북한 주민들을 선동하지 못하는데도 대북전단을 날리는 데는 경제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마지막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촉구했다. 그는 “진실로 그 북한 주민을 생각하는 탈북민이라면 이걸 멈춰야 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돈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라며 “(삐라에) 넣을 돈이 있으면 거동이 불편하고 아무것도 없이 홀로 오신 탈북자들을 찾아가서 봉사하고 밥 한 그릇 따뜻하게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