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취준생 86%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반대”

입력 2020-06-25 09:39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사 직원들이 보안 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 요원 1900여명을 직접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하기로 발표한 뒤 취준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공공부문 취업준비생 중 86%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24일 ‘공준모’(공기업을준비하는사람들의모임)에서 실시한 ‘정부의 공공기관 기간제-정규직 전환 정책 찬반’ 설문조사에 참여한 취준생 중 1767명(85.94%)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한다’라는 의견은 229표(11.14%), ‘모르겠다’는 60표(2.92%)로 나왔다.

25일 오전 9시 기준 2000여명이 넘는 취준생들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설문조사는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공준모(공기업을준비하는사람들의모임) 제공

취준생들은 주로 전환의 방식을 문제 삼았다.

취준생 A씨는 “기존에 근무하던 비정규직 분들이 경력 몇 년 이상이 돼 업무를 잘하고 일정한 평가를 통과해 정규직 전환되는 시스템이 아닌 전원 전환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취준생 B씨는 취준생의 사다리를 걷어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비 업무를 용역이 아닌 공사 정규직 청원경찰 신분으로 채용한다고 한다면 경쟁률이 엄청 오를 것이다. 이번 정규직전환은 취준생 사다리 걷어차는 거다”라고 했다.

취준생 C씨는 “기회와 과정이 평등해야지 결과가 평등하면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간 분들,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든 취준생을 역차별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공항공사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번 결정으로 힘들게 스펙 쌓고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에 하루 만에 20만명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정부 관계자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