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저격수’ 박영선, 초선들에 비결 전수 “7분 만에 요리하라”

입력 2020-06-25 06:00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 출신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개인보다 당을 중시하라”고 조언했다.

박 장관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슬기로운 의원생활’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슬기로운 여당 의원의 팁을 알려달라”는 민형배 의원의 질문을 받자 자신이 초선이던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이 ‘108 번뇌’라고 불렸던 점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초선 때는 자기를 죽이면서 전체를 위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하지 않아 후회되는 점”이라며 “당과 나의 방향이 달라도, 국민을 어루만지는 여당 의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민주당이 야당이던 때 자신이 ‘청문회 저격수’로 불렸던 비결을 전수했다. 그는 “하고 싶은 질문이 많겠지만, 제일 자신있는 분야만 딱 추려서 7분 만에 요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문회나 상임위원회에 가면 질문 시간이 부족하니 단문단답형 질문을 하는 게 좋다”며 “사안을 완전히 이해해야 단문단답형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 의원들과의 팀워크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18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들어갔는데, 야당이었던 우리 당 의원은 법사위원 12명 중 4명뿐이었다”며 “나와 박지원 우윤근 이춘석 의원 네 사람이 미리 회의해서 질문을 만들고 순서를 정해 기-승-전-결-팀으로 했다. 이것이 당시 공룡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을 이긴 비결”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강연에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 정책으로 ‘K-비대면 혁신 벤처의 글로벌화’를 제시했다. 그는 “1세대 기업이 삼성·LG 등이고 2세대 기업은 네이버·카카오 등이었다면 3세대 기업은 비대면 기업이 될 것”이라며 “벤처 캐피탈 투자를 통해 3세대 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K-비대면이라는 경제 분야가 만들어질 것이고,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대면 기업들을 어떻게 글로벌화해 제2의 삼성으로 만들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로 비판받을 수 있지만, 산업 성장을 이끈 것은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한국이 코로나19 위기를 상대적으로 잘 헤쳐나간 것이 비대면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투자 덕분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부터 비대면 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로 충격을 덜 받은 이유 중 하나가 온라인 경제 기반을 깔아놓은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이후 한국의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디지털 경제 인프라를 깔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굉장히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