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 보류, 짜여진 각본같다… ‘굿캅’ 김정은·‘배드캅’ 김여정”

입력 2020-06-24 18:0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결정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핵심 조치를 겨냥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의 일련의 행동들이 언젠가 재개될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 분담론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한에 양보할 기회를 주기 위해 위협을 잠시 뒤로 물렸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이 사업들을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도발 중단일 수도 있고 외부의 양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긴장을 줄였을 수도 있다”면서도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누구도 북한이 (잠시 행동을) 억제한 것을 자축할 때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은 이른바 ‘억지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BBC는 “마치 짜인 각본 같다”며 분석가들이 향후 회담을 앞두고 김 부부장은 이른바 ‘나쁜 경찰’(bad cop), 김 위원장은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이 높인 긴장을 김 위원장이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BBC는 “군사행동 계획은 취소가 아닌 중단이어서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