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전방 지역에 다시 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일부를 사흘 만에 도로 철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에 따른 조처로 보인다.
24일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부터 강화와 철원 평화전망대 인근 최전방 일부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부터 30곳 정도에 재설치한 확성기 가운데 최소 10여 곳 이상을 다시 철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업무 보고에 출석해 “여러 군데 (철거를) 했기 때문에 저희가 다 현재 확인 중”이라며 설치 및 철거 동향을 실시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밝힌 데 대해서는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1일 오후부터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하기 시작해 최소 30여곳에 확성기를 다시 들여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확성기 방송 시설을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일괄적으로 철거했다가 2년여 만에 다시 설치하면서 향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비방, 선전전 등이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이러한 조치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13일 담화 이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됐다.
북한이 사흘 만에 돌연 대남확성기 철거에 나선 것은 전날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를 통해 “(지난 23일 열린)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