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코로나도 노관심?… 미 나스닥·애플 등 신고가 ‘무한 질주’

입력 2020-06-24 15:50 수정 2020-06-24 16: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분쟁도 글로벌 주식시장의 ‘무한 질주’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나스닥 지수는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홀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로 불리는 공룡 IT 기업에 향하는 투자자들의 러브콜 덕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시 고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미 증시는 코로나19 재유행과 경기 비관론을 비웃듯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3일(현지 시간) 기술주가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0.74% 오른 1만131.37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2월(11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 기간 랠리 행진도 이어갔다. 다우존스 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각각 0.50%, 0.43% 오른 2만6156.10, 3131.29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미 증시 급등을 주도한 건 애플을 위시한 대형 IT 기술주였다. 이날 애플은 2.13% 오른 366.53달러에 마감하며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아마존(1.86%)과 페이스북(1.26%), 마이크로소프트(0.67%) 등 주요 종목들도 지수 상승 흐름을 뒷받침 했다. 이에 24일 코스피 지수도 1.42% 오른 2161.5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0.83% 상승한 759.50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계속되는 급등 장세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제너스 핸더슨의 글로벌 채권 공동대표인 닉 마러토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암묵적 지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사람들이 (채권보다) 더 위험한 투자(주식)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질렉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면에서 지금 시장은 전염병(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증시는 미 연준의 일거수일투족과 미·중 갈등 분위기에 따라 민감하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개별 기업들의 회사채까지 사들이겠다”고 하자 전날 -4.75%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5.28% 반등했었다. 지난 22일엔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미·중 무역합의가 끝났다”고 발언해 주가가 급락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