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식사 대신 답례품. 언텍트 관광. 자동화 선별진료소…’
광주지역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생활 속 아이디어가 줄을 잇고 있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들이 주도해 합리적 비대면·비접촉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식사하지 않고 축하하기’ 캠페인을 다음 달부터 범시민적으로 전개한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결혼식과 돌잔치 등에서 축하객들에게 제공해온 뷔페 등 식사제공 대신 우산이나 수건,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등 소정의 답례품을 나눠주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시의 이 같은 제안은 여러 명이 한데 어울려 식탁에 앉고 접시에 차려진 음식을 덜어 마스크를 벗은 채 집단으로 식사를 해야 되는 뷔페 등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음식을 함께 먹는 공간에서 상호간 비말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쉽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이후 사라졌던 결혼 답례품이 다시 등장하지 않을 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역 결혼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시는 축하객 등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는 결혼식장· 돌잔치 행사장의 경우 단체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곳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시는 결혼식장 등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철저히 유지하면서 식사 대신 답례품을 하객들에게 제공하도록 각종 시민·사회단체 등을 통해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IT)과 접목한 비대면 관광산업도 광주지역에서 먼저 시동을 걸었다.
포스트19 코로나 대응차원에서 지난 달 선보인 비대면 비접촉 개별 관광상품은 관광객들이 종전 ‘가이드’ 역할을 하는 태블릿PC를 운영거점에서 각자 지급받아 관광안내자 없이 여행을 가족·연인 단위로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태블릿PC를 통해 관광지 인근 맛집과 카페, 숙소 등도 검색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동선을 표시한 ‘코로나19 맵’으로 시작된 IT분야는 지자체·민간기업이 협업을 통해 자동화 선별진료소를 개발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광주 광산구가 전국 최초로 운영에 들어간 자동화 선별진료소는 의료진이 더운 날씨 속에서 비 오듯 땀을 흘려야 하는 ‘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의료진과 검사자의 내부 공간을 완벽하게 분리하고 비말·공기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음·양압 설비와 냉·난방 장치는 물론 첨단 IT기기까지 골고루 갖춘 자동화 선별진료소의 가동에 따라 의료진들은 다가올 무더위 속에서 무접촉 방식을 통해 손쉽게 검체 채취를 할 수 있게 됐다.
2중 안전유리와 공기 역류이동을 방지하는 특수장비를 통해 검체를 운송하는 자동화 선별진료소는 광주지역 11개 중소기업과 광주테크노파크 등 2개 기관이 협업해 제작했다.
광주지역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시민생활환경회의가 벌이는 ‘그릇대여소 빌려가랑께’ 운동도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풍속도다.
이 운동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종 연회·행사장에서 일회용 뷔페 접시와 그릇, 수저, 컵 등이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환경보호 차원이다.
당연히 한 번 사용한 접시와 그릇 등은 설거지와 소독을 거쳐 다시 빌려준다.
환경회의는 광주광역위생매립장의 경우 오는 2037년이면 더 이상 쓰레기 매립이 힘든 포화상태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코로나19 이후 광주시민들의 일회용품 사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쓰레기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환경회의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일회용품을 쓰는 게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1회용품은 땅속에 묻혀도 잘 썩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