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사행동보류에 태영호 “대북방송 무섭긴 한가보네”

입력 2020-06-24 13:09 수정 2020-06-24 13:10
4·15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태영호 의원.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이 돌연 보류된 것은 김 위원장이 남측의 대북방송 재개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24일 ‘북한엔 대북방송이 단연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군이 전날 북한 대남확성기 재설치에 대응해 철거했던 대북 확성기들을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자마자 김정은은 군사행동을 보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방송 무섭긴 한가 보다”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전날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무산시키는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국방부는 상응하는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태 의원은 대북방송이 북한의 핵무기에 버금가는 남측의 무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력은 문화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 북에 핵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대북방송이 있었다”며 “4·27 판문점 선언 중 김정은 최대 치적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대북방송을 중단시킨 것이 김 위원장의 가장 큰 실리였고 이를 재개하도록 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태 의원은 “남북 접경 지역 북한군은 우리 대북 확성기에서 나오는 날씨 정보를 듣고 당일 농사 등의 작업을 결정한다”며 “심지어 김정은의 비공식 중국방문도 우리 확성기를 통해 북한군에게 전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군은 확성기를 통해 우리의 뉴스, 스포츠 소식, 우리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대한민국을 동경한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우리 군의 대북방송 재개 방안 검토에 대해 북한 총정치국은 ‘이제 다시 어떻게 군을 사상교육해야 할지’ 상당히 골머리를 썩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끌려 다녀서는 절대 안 된다”며 “북한 도발에 대해 미리미리 대응 메뉴얼을 세워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태 의원은 “우리 정부의 대응 매뉴얼과 원칙을 북에 공개해 북이 섣불리 도발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반드시 억제 해야 한다. 사전 도발 억제만이 실질적 평화를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있던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 의원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직 탈북민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