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비유” “국민밥상” 백종원 등판론에 통합당 부글부글

입력 2020-06-24 09:34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좌)가 2018년 10월 12일 당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우)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25 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한마디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백종원 대선후보 등판론에 통합당 인사들이 가지각색 반응을 보였다.

통합당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거부감이 없고 많은 사람과 스스럼없이 소통이 잘 되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또는 그런 인물이 되라는 취지의 주문 아니겠나”라며 “좋은 비유다”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잠룡들은 좀 서운하지 않겠냐’는 진행자 질문에 오 전 시장은 “아니다. 굉장히 새겨듣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정권 재탈환 불가능하니 더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러이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인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정가에서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대선 후보로 나서고 싶어서 저러는 거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는 “연령이 뭐가 중요하겠나.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걸 보면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라며 “앞으로의 성과에 따라 충분히 논의가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대선 출마는 없을 것이란 취지의 인터뷰를 한 바 있다.


5선 의원을 지낸 정병국 전 통합당 의원은 “보수 정권 내에서 대선주자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는가를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3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노무현 정권이 끝나고 나서 민주당 쪽에는 씨를 찾아보려고 해도 (대선주자가) 없었다고 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내에는 대권 주자들이 엄청 많이 포진해 있었다”며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기간) 그 사람들 기를 못 펴게 했다. 패거리 정치가 그 사람들을 죽였다”고 했다.

다만 정 전 의원은 진행자가 ‘노무현 대통령이 당내에서 혜성처럼 만들어져서 나왔다’고 말하자 “지금도 얼마든지 그런 국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당시 대권 주자들이 사라진 건 아니지 않느냐. 어떻게 대권 주자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병국 미래통합당 인천·경기권역 선대위원장이 4월 10일 김포시 사우동 김포시민회관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마치고 기표소를 나오고 있다. 뉴시스

홍문표 통합당 의원은 “국민 밥상으로 통용되고 있는 아주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대통령 후보로 운운하는 건 어디서 촉발돼서 여기까지 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이에 진행자가 ‘여∙야 대선 후보가 없어서 백종원을 꺼낸 거다. 대선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제가 볼 때는 한 1년 정도 남겨 놓으면 아마 여야에서 꿈을 꾸고 있는 훌륭한 분들이 현실로 나타나리라 본다”며 “준비 안 된 사담 같은 것을 하다가 (백종원 대선후보 논란이) 불거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대선후보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어떻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3일 통합당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안 그래도 백종원이라는 분이 국민한테 인기가 좋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 대표는 정치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은) 꿈도 꿔본 적 없고 나는 지금 일이 제일 재밌고 좋다”며 “너무 당황스러운 이야기라 웃어넘겼는데 보도가 회자가 많이 돼서 혹시 오해받을 일이 생길까 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