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공개된 ‘n번방’ 공범 안승진이 포토라인에서 한 말

입력 2020-06-24 06:16 수정 2020-06-24 08:32

“피해자들과 피해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갓갓에게는 성적 호기심 때문에 연락을 했다”
“음란물 중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인 ‘갓갓’과 함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피해자를 성폭행한 안승진(25)이 23일 오후 2시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으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안승진은 이날 안동경찰서에 나서면서 안경을 쓴 채 검은색 반팔티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채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비교적 작은 체격으로 앞서 공개된 사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안승진은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피해자들과 피해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는 ‘12세 미성년자 성폭행 한 사실 인정하냐’는 물음에 “네. 정말 죄송하다”고 답했다. 갓갓 문형욱에게 연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성적 호기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범죄수익이 없는데 범행에 가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엔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것 같다”고 답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안승진을 구속했다. 사흘 뒤인 지난 18일 내외부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는 범행 수법, 피해 정도, 증거 관계, 국민 알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안승진의 신상공개로 인한 인권 및 가족 등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해서도 함께 검토했다.

안승진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SNS를 이용해 아동‧청소년 10여명에게 접근해 신체 노출 영상을 전송받아 협박하는 수법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5년 4월엔 SNS로 알게 된 한 아동청소년 1명(당시 만 12세)과 성관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엔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의 지시를 받고 피해자 3명을 협박해 아동성착취물 제작을 시도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아울러 안승진은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아동성착취물 1000여개를 유포하고 아동성착취물 9200여개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승진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10~20명으로 모두 미성년자다.

경찰은 ‘갓갓’ 문형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안승진이 ‘n번방’ 성착취물들을 유포하고 협박한 정황을 발견하고 디지털 증거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n번방’ 개설자 문형욱과 ‘박사방’ 개설자 조주빈(박사), 공범 강훈(부따), 이원호(이기야)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안승진까지 신상이 공개되면서 ‘n번방 사건’으로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5명으로 늘었다. 다만 안승진의 닉네임은 공개되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