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회복한 박병호 ‘멀티 홈런’
6연승… LG 끌어내리고 3위 도약
키움 히어로즈가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2위 싸움의 분수령인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 첫날 ‘화력쇼’를 펼치며 6연승을 질주했다. 장단 14안타로 8점을 뽑은 공격의 집중력과 ‘부활한 거포’ 박병호의 멀티 홈런으로 힘까지 받은 키움 타선에서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당한 전직 메이저리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았다.
키움은 23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가진 KBO리그 원정 1차전을 8대 3으로 승리했다. 지난주 서울 고척스카이돔 홈 6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2연승을 거두고 SK 와이번스를 스윕했던 키움은 리그 2위 LG까지 잡고 6연승을 내달렸다. 중간 전적 26승 17패로 승률을 6할(0.605)로 끌어올렸다. 순위는 단독 3위다.
LG는 지난주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스윕을 당한 뒤 키움에 발목을 잡혀 올 시즌 첫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중간 전적 25승 17패(승률 0.595)로 키움에 0.5경기 차이로 밀린 단독 4위로 내려갔다. ‘서울 3강’(두산-키움-LG)의 이번 주 일정은 시즌 초반 2위 싸움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LG는 이날 패배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키움 타선은 0-1로 뒤처진 2회초부터 LG 선발 김윤식을 두드렸다. 2사 1·3루에서 박준태의 중전 적시타와 후속타자 서건창의 타구를 놓친 LG 내야의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3회초부터는 키움의 홈런쇼가 펼쳐졌다. 키움 4번 타자 박동원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긴 홈런을, 후속타자 박병호는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홈런을 연달아 때렸다. 이어진 2사 2루 때 전병우는 좌중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키움은 5-2로 앞선 6회초 김하성과 박병호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를 벌렸다. 박병호는 이때 시즌 홈런 기록을 10개로 늘렸다. KBO리그 사상 23번째로 달성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올 시즌을 다소 부진하게 출발했던 박병호는 리그 전체 일정에서 3분의 1 완주를 앞두고 타격감을 완전하게 회복했다.
키움은 8회초 2사에서 이정후의 빠른 발로 만든 3루타와 대타 이지영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6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지만 실점을 2점으로 줄여 시즌 3승(3패)을 챙겼다.
이 경기에 앞선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키움의 전신 넥센에서 강타자로 활약했던 강정호가 음주운전을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KBO리그 복귀 의사를 밝혔다. 키움은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를 위한 우선 협상권을 가진 구단이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우리·서울·넥센으로 변경된 히어로즈 구단에서 2014년까지 모두 9시즌을 KBO리그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916안타 139홈런 타율 0.298을 기록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고, 2·3루수도 맡았다.
강정호는 이날 “‘정으로 받아 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양심이 없는 것”이라면서도 “팀에서 젊은 선수나 팬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앞으로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키움의 타선은 강정호의 빈 자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견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