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10개 주(州)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38만명, 전 세계 확진자는 9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선 22일(현지시간) 하루 5528명이 새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텍사스에선 5112명(22일), 플로리다에선 4049명(20일)이 감염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일 환자 수로는 가장 많다.
CNN은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1주일 동안 23개주의 코로나19 환자가 전주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 조지아 미주리 네바다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주에선 일일 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은 “미국의 상황은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가 감소하고 있는 유럽, 아시아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며 “미국은 1차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2차 확산을 이야기하는 건 사치”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가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특히 플로리다가 뉴욕에 이은 새로운 진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여명으로 미국에서 7번째로 많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뉴욕은 이날부터 야외 식당과 미용실 등을 여는 2단계 경제 재개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에선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20~30대 확진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외부 활동이 많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먼저 감염된 뒤 집으로 돌아가 나이 든 사람들에게 병을 옮긴다”며 “사망자 수는 항상 감염자 수보다 몇 주 뒤처진다”고 말했다.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사망자도 더 늘어날 거란 얘기다. 미국에선 이미 12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이런 와중에 미국 보건 관리들마저 일선을 떠나는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생활이 중단되자 시민들이 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이런 위협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919만명여명으로 집계됐다. 1주일 만에 100만명이 늘었다. 사망자는 47만명을 넘어섰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