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사건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A씨가 23일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콘의 소속사 대표였던 양현석씨로부터 회유·협박을 받아 진술을 번복한 적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두하면서 ‘양 전 대표의 회유나 협박 때문에 진술을 번복했던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A씨는 2016년 8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했으나, 양 전 대표가 이를 번복하도록 종용했다며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날 A씨는 검은색 의상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그는 권익위에 제보한 계기와 관련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양 전 대표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들었나’라는 질문에도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다시 ‘어떤 식의 회유나 협박이 있었나’라고 물어봤지만, A씨는 “검찰 조사를 다 받은 후에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경찰은 “당시 (A씨가) 1·2차 조사까지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갑자기 아니라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A씨는 이같은 진술 번복이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전 대표가 “네 연예계 활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너무나 쉽다” “나는 경찰조서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A씨는 결국 진술을 바꿨고, 경찰은 비아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A씨의 폭로 이후 비아이는 아이콘에서 탈퇴했다. 양 전 대표와 양민석 전 대표이사 또한 YG에서 물러났다. 이후 비아이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대마초 흡연 사실을 시인했다. 반면 양현석은 A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박하거나 진술 번복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비아이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위반 혐의를, 양 전 대표에 대해 협박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