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비무장지대(DMZ) 전선 일대 20여 곳에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했으며 추가로 20여개를 더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2018년 5월 확성기를 철거하기 전 이 곳에서 40여개의 확성기를 운용했다. 북한은 확성기를 통한 대남 방송을 아직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군 당국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성과를 무산시키는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면 군 당국 역시 대북방송으로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상응대응’ 기조를 공언한 상태다. 우리 군도 2018년 5월 철거했던 확성기 방송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북방송을 재개할 경우 북한을 더 자극할 수 있는 점, 4·27 판문점선언을 스스로 파기하게 되는 점 등은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군은 한·미 정보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확성기 설치가 알려진 지난 22일엔 한·미 정찰기 8대가 동시 출격해 대북 감시에 나섰다. 한국 공군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 1대, 미 공군은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 1대, 주한미군은 정찰기 가드레일(RC-12X) 6대 등을 각각 투입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 21일부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 니미츠호(CVN-68) 2척을 한반도가 작전구역인 7함대에 전진 배치시켰다. 중국을 견제할 목적이 크지만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