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러시아 선박은 부산에 입항하기 전부터 고열에 시달리는 선원이 3명이 있었음에도 우리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3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긴 하지만 입항 전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열 환자가 3명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신고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부산검역소 등을 통해서 조사를 더 실시하고 검역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법에 따라서 검역당국, 이 경우에는 국립부산검역소에 확실하게 신고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임에도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단 법에 따라서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자세한 사항은 해당 검역소를 통해서 추가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항 감천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선박 ‘아이스 스트림’의 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검역소 측은 일주일 전쯤 배에서 내린 해당 선박의 선장이 러시아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었다.
권 부본부장은 “러시아 국적 선박에서 하선한 사람 중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고 그 사실을 안 해당 국가에서 국제보건규칙에 따라 최종 목적지에 해당하는 우리나라로 통보해주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아직까지는 해당 국가에 국제보건규칙에 대응 담당하는 담당자로부터 연락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도선사와 세관, 출입국관리, 검역, 통역, 수리업체 등 26명과 하역 작업자 61명, 해당 선박의 미확진 선원 5명 등 총 176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아이스 스트림’과 거의 같은 위치에 정박했던 같은 선사 선박 ‘아이스 크리스탈’의 선원도 포함돼 있다.
권 부본부장은 “(두 선박이) 사다리라든지 교류 수단을 통해서 선원들이 왕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해당 선박(아이스 스트림) 선원뿐만 아니라 해당 선박의 출입했던 우리 항만의 요원들까지 추가해서 접촉자로 관리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