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임기연장 반대” 70%… 맞수 이시바 31% ‘대세론’

입력 2020-06-23 14:15 수정 2020-06-23 16:4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AFP 연합뉴스

일본 국민들이 아베 내각에 점점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대응 미숙과 잇단 부패 스캔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국내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31%를 기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달 23∼24일 조사(29%)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NHK방송이 지난 19∼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49%를 기록했다.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대응 미숙,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과 부인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이 금품 선거 혐의로 구속된 사건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와이 법무상 부부의 금품 수수에는 집권 자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응답자의 80%는 자민당이 지난 참의원 선거 때 가와이 부부에게 1억5000만엔(약 17억원)의 자금을 제공한 것에 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반면 아베의 정치적 맞수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인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 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 이시바를 택한 응답자 비율은 31%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조사 때보다 6%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은 15%로 그 뒤를 이었다.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을 택한 응답자 비율은 6%에서 4%로 줄었다.

아베 총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올해 중의원 해산이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가고시마에서 열린 자민당 가고시마현 연합회 모임에서 “올해 어쩌면 중의원 선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코로나19 때문에 보류했던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다음 달 열기로 한 것을 두고도 가을쯤 중의원 해산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